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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형법 제37조 후단경합범 감경시에도 형기의 2분의 1까지만 감경"
조회|75
작성자 |법무법인 대언
작성일 |2019.06.10

대법원 전원합의체 "후단경합범에도 법률상 감경에 관한 형법 제55조 적용해야"

동일인이 지은 수개의 죄 중에서 일부만 먼저 기소돼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그 확정된 범죄와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범한 죄 사이의 경합관계를 말하는 형법 제37'후단 경합범'에 대해서도 형을 감경할 때에는 법률상 감경에 관한 형법 제551항을 적용해야 하므로 유기징역의 경우 형기의 2분의 1 까지만 감경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후단 경합범의 경우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수개의 죄로 기소돼 한꺼번에 판결이 확정될 수 있는 동시적 경합범(형법 제37조 전단)에 비해 형이 무거워지는 불합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률상 감경의 방법을 정하고 있는 제551항은 사형을 감경할 때에는 무기 또는 20년 이상 5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로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10년 이상 5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로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모(38)씨는 201533회에 걸쳐 마약을 판매한 혐의로 기소돼 2017년 징역 4년이 확정된 전과가 있었다. 그런데 조씨는 201510월 마약을 1회 판매하고 1회 미수에 그친 혐의 등으로 2017년 다시 기소됐다.

 

조씨의 재판에서는 법정형의 하한이 설정된 후단 경합범에 대해 어디까지 형을 감경해줄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됐다.

형법은 유기징역이 법정형인 여러개의 죄를 범한 경우 원칙적으로 장기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되, 장기를 합산한 형기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마약범죄의 경우에도 여러가지 범죄를 동시에 처벌받는 경우에는 가장 중한 죄의 장기의 2분의 1까지만 가중할 수 있다.

조씨의 경우 같은 마약판매 범죄로 징역 4년이 확정된 전과가 있는데, 다시 마약판매 등 여러개의 범죄를 저질러 사후적 경합범이 돼 이를 어떻게 처벌해야하는지가 문제가 됐다. 사후적 경합범이라는 이유만으로 동시적 경합범보다 피고인을 불리하게 처벌하는 것은 부당한데, 형법은 감경의 방법에 관해 형법 제55조에서, 가중감경의 순서에 관해서는 형법 제56조에서 엄격하게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형법 제56조는 가중감경의 순서를 각칙 본조에 의한 가중 342(특수교사 등)의 가중 누범가중 법률상감경 경합범가중 작량감경 순으로 정하고 있다.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은 마약을 판매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55, 56조에서 정한 방법과 순서를 따를 경우 후단 경합범 감경과 작량감경을 거치더라도 형의 하한은 13개월이 된다.

조씨가 판결이 확정된 범죄와 동시에 처벌받았다면 모두 합해 형의 하한을 13개월로 해 한번에 처벌받는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징역 4년으로 처벌받은 다음 다시 13개월을 하한으로 처벌받아 최소 53개월 이상으로 처벌받게 되는 문제가 생기게 된 것이다.

1심은 처단형의 하한을 13개월로 보고 조씨에게 징역 1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후단 경합범에 관한 형을 감경할 때 감경 한도에 제한을 두어서는 안된다""이 경우에는 형법 제55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18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징역 6개월과 추징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714609).

재판부는 "처단형은 선고형의 최종적인 기준이 되므로 그 범위는 법률에 따라 엄격하게 정해야 하고, 별도의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이상 형법 제56조에서 열거하고 있는 가중·감경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성질의 감경사유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후단 경합범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는 기본적으로 입법정책에 달려있다""만약 후단 경합범에 관하여 양형재량에 비추어 형의 감경만으로는 형평에 맞는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없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형을 면제하면 족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김재형·안철상·김선수 대법관은 "후단 경합범에 대해 형법 제551항을 적용할 경우 판결이 확정된 죄에 관한 처단형 하한과 후단 경합범에 따른 처단형 하한의 합계가 새로운 하한이 돼 피고인에게 뜻하지 않은 불이익이 나타나고 피고인의 책임에 가장 합당한 형을 선고할 수 없게 되는 등 매우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기택 대법관은 "감경과 면제가 함께 규정된 경우 '감경 또는 면제'는 분절적인 의미가 아니라 일체로서의 단일한 개념으로 봐야한다""면제에 의해 처단형의 하한은 '0'이 되고, 그 상한은 장기나 다액의 2분의 1이 되므로, 후단 경합범에 관한 형의 하한을 확인하기 위해 일반법인 형법 제551항에 문의할 필요가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그 동안 하급심에서 논란이 됐던 법정형의 하한이 설정된 후단 경합범에 대해 형기의 2분의 1 범위 내에서만 감경할 수 있다고 판단해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후단 경합범의 경우 적절한 선고형을 정할 수 있도록 유연한 입법 형식을 취하고 있고, 형의 면제나 집행유예도 가능한 이상 책임주의에 반하거나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본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 법률신문 이세현 기자 기사 인용 -